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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배울 것인가 요약 리뷰 | 공부법부터 공부하자

by 비비자 2025. 1. 13.

책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표지

 

우리는 왜 효율적으로 공부하지 못하는가

뭐든지 간에 인간은 평생 뭔가를 배우며 살아가야 한다. 배움의 중요성은 익히들 알고 있지만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을 거다. 대부분은 그저 단순히 교재를 반복해서 읽거나, 우직하게 외우는 방식이 정석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을 할 때 같은 동작만 반복하는 것과 비슷하다. 실제로는 다양한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켜야 하는 것처럼 학습도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할 건데 말이다. '학습 스타일'이라는 개념을 주목할 만하다. "나는 그림보다 텍스트를 읽으면서 공부하는 게 좋아" 또는 "나는 필사하면서 공부해야 하는 타입이야" 제각각의 개성대로 공부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믿음이다. 인간인 이상 효과적인 학습 전략은 정해져 있다는 게 인지심리학 연구를 통해 검증됐다. 게다가 인간은 '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교과서나 학습 서적을 여러 번 읽으면서 내용이 익숙해지면 이해했다고 착각하게 되는데, 이런 기분은 실제 이해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지도를 보면서 길을 안다고 생각하다가 실제로 운전할 때 길을 잃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이 책은 이러한 잘못된 학습법의 한계를 지적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효과적인 학습 전략들을 제시한다. 인출 연습, 간격 두기, 교차 학습과 같은 방법들은 별것 없고 번거로워 보일 수 있지만, 인간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방식에 기반을 둔 전략들이다.
 

인출 연습: 기억을 강화하는 핵심 전략

단순 반복 학습과 달리 인출 연습은 기억 속의 정보를 능동적으로 끄집어내는 과정이다. 마치 근육을 자극하면 근력이 강화되듯, 정보를 회상하려 노력할 때마다 우리 뇌의 기억 경로가 더 단단해진다는 원리다. 실제로 연구 결과를 보면 인출 연습을 활용해 학습한 정보는 단순 반복 학습보다 장기 기억으로의 전환율이 2배 이상 높았다고 한다. 가장 기본적인 실천 방법은 배울 내용을 읽고 책을 덮은 뒤 핵심 내용을 자기만의 언어로 중얼중얼 설명해 보는 것도 있고, 관련 문제를 풀어 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때 피드백도 중요하다. 잘못된 정보임을 깨닫고 바로잡는 순간 정확한 정보가 더 단단하게 장기 기억에 자리잡을 수 있다. 인출 연습은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학습 효과를 목표로 한다. 정기적으로 이 방법을 실천하면 배우는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지고 실제 상황에서의 적용 능력도 올라간다. 시험 준비용으로도 효과적이지만 그보다도 진짜 배움을 원한다면 이 방법을 꾸준히 실천해 보길 권한다. 특히 다른 학습 전략들과 결합하면 더욱 효과적인데, 간격 두기와 함께 활용하면 장기 기억 형성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간격 두기와 교차 학습: 효율적 학습을 위한 보조 전략

간격 두기는 학습 일정들 사이에 시간 간격을 두는 방법이다. 짧은 시간에 극한의 집중력을 요하는 벼락치기와 비교해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여유 있게 복습하는 편이 기억이 훨씬 오래 지속된다.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 연구에 따른 학습법이다. 하루 후, 일주일 후, 한 달 후 등 점진적으로 긴 간격으로 복습할 때 장기 기억 형성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미 간격 두기를 활용한 각종 학습 앱 같은 것들이 많이 나와 있다. 대표적으로 Anki.
교차 학습은 한 가지 주제나 문제 유형에만 집중하지 않고 여러 유형를 섞어서 학습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수학에서 방정식만 20개를 푸는 대신 방정식, 함수, 기하 등등을 번갈아 푸는 거다. 연구에 따르면 동일 유형의 문제를 반복적으로 푸는 그룹보다 다양한 문제를 섞어 푼 그룹이 최종 시험에서 43% 더 높은 성취를 보였다고 한다. 물론 한 가지 유형의 문제만 계속 파는 것보다 어렵고 번거롭다. 그리고 이러한 어려움은 장기적으로 더 나은 학습 결과를 가져올 테다.
 

어렵게 배워야 오래 남는다: 학습 과정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기억 강화

쉽게 배우는 게 좋을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새로운 걸 배울 때는 근육통 같은 게 있어야 한다. 적절한 어려움이 배움을 돕는다. 이를 바람직한 어려움이라고 부르는데, 머릿속의 새로운 근육을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다. 예를 들어 단순히 교재를 반복해서 읽는 것보다 어려운 문제를 풀거나, 배운 내용을 다른 누군가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해보는 활동이 효과적이다. 적절한 수준의 스트레스는 기억 형성을 돕기도 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이 해마의 활동을 자극해 정보 저장을 강화한다고 한다. 물론 당연하게도 모든 어려움이 학습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본인의 현재 수준을 크게 벗어나는 과제나 지나친 스트레스는 오히려 학습을 방해할 수 있어서 각자 본인 수준에 맞는 적절한 난이도 설정이 중요하다. 쉽지도 않고 너무 어렵지도 않은 적절한 난이도 설정이 필요할 것이다.

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 기억 왜곡과 자기기만의 문제

인간의 기억은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왜곡이 발생한다고 한다. 심리학자 다니엘 샥터는 이를 '기억의 일곱 가지 원죄'로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희미해지는 '일시성', 주의가 부족하면 정보가 제대로 저장되지 않는 '방심', 필요할 때 필요한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 '차폐', 기억의 출처를 잘못 알고 있는 '오귀인', 외부의 암시에 의해 기억들이 조작되는 '피암시성', 현재 상태의 감정이나 신념이 과거 기억을 왜곡하는 '편향', 부정적 기억들이 지나치게 강하게 남는 '집착'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자기기만은 의식적인 거짓말과는 또 다른 차원의 현상인데,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고 자기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현실을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가벼운 예를 들자면 시험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으면서도 "나는 할 만큼 했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경우도 해당된다.
이런 기억 왜곡들과 자기기만은 학습에 꽤나 심각한 장애가 될 수 있다. 본인의 실제 이해도를 과대평가하게 되고, 효과적이지 않은 학습 방법을 고집하게 되며, 개선과 변화를 거부하게 된다. 그러지 않으려면 객관적인 평가 도구를 활용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자기 점검도 하고, 외부 피드백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증거에 기반한 학습 방법을 전략적으로 채택해야 한다. 착각들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배움의 첫걸음이다. 본인의 한계를 인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학습 습관 만들기

배움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과정이어야 하는데, 운동이나 식습관처럼 일상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건 단순히 의지만으로는 어렵기에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물론 개인의 생활 패턴과도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학습 루틴을 만들면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침형 인간이라면 아침에 중요한 학습을 배치하고 저녁에는 가벼운 복습을 하는 식으로 구성한다든지. 장기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시험 점수나 외부 압박이 아닌, 배움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을 찾는, 내적 동기가 중요하다. 작은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스스로 적절한 보상을 주되, 즉각적이고 구체적이면서 학습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수준의 보상이어야 한다. 학습 과정에서 실패와 좌절은 불가피할 수 있다. 실패 역시 배움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받아들이고, 본인의 약점을 파악하고 방식을 개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정기적으로 제 모습과 성과를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전략을 수정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때 단순히 성적이 좋고 나쁘고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학습 과정 전반에 대한 메타인지적 성찰을 해야 한다.
 

평생 학습자의 과학적 탐구

신경가소성이라는 특성 덕분에 우리의 뇌는 평생 동안 새로운 신경 연결을 만들고 강화할 수 있다고 한다. 진정한 평생 학습자가 되려면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을 갖추고, 자신의 학습 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된다고 한다. 배움이란 단순히 지식을 많이 쌓는 차원을 넘어서서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고 성장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문제가 될 것이다. 평생 학습자로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비슷한 책으로는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 『이과형 두뇌 활용법』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