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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자 리뷰, 비판 | 불완전한 디스토피아가 자극하는 상상력 읽기 전 두 가지 착각이 있었다. 무겁고 심오하고 치밀한 SF 소설일 줄 알았으나, 영 어덜트 소설(청소년 소설)이었다. 단권으로 완결되는 소설인 줄 알았는데, 시리즈물의 첫 권이었다. 주인공들에게 주어지는 빡센 딜레마, 가볍고 발랄한 해법. 그리고 '2권 선더헤드에서 계속'. 전개가 다소 심심했고, 납득 가지 않는 설정들이었지만, 그럼에도 상상과 생각을 자극하는 책이었다. 불멸을 꿈꿀 수 있는 세계수확자 세계관에서 인류는 더 이상 질병이나 노화로 죽지 않는다. 문명과 기술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묘사된다. 이런 세상을 이룩한 건 인공지능 '선더헤드'다. 선더헤드는 세계의 거의 모든 부분을 관할하고, 인류의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사람들은 나름대로 교육을 받고 직업을 갖지만, 어떤 작업이나 연구도 가.. 2025. 2. 20.
딥 워크 요약 리뷰 | 오래 일하는 대신 깊이 몰입하라 주의력이 자원인 시대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바쁨'이 곧 생산성이라는 오해가 통념처럼 여겨지게 됐다. 십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딥 워크는 디지털 시대의 주의력 위기를 다룬 책이다. 출간된 지 이제 9년이 됐다. 저자 칼 뉴포트는 MIT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던, 조지타운 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학자라 한다. 베스트셀러를 여러 권 보유한 작가로 다른 책 디지털 미니멀리즘도 유명한 듯하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몰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피상적 작업을 멀리하라고 제안한다.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의미없이 소모되고 있고, 그에 따라 실질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깊이 있는 업무를 수행할 시간이 부족해졌다고 지적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의도적.. 2025. 2. 13.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 요약 | 인간의 뇌가 AI보다 잘 배울까? 뇌과학으로 밝히는 학습의 비밀인지신경과학자 스타니슬라스 드앤의 는 인간의 학습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뇌가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고 정보를 처리하는지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학습을 '외부 세계의 내부 모델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정의한다. 외부 세계의 구체적 경험을 내부에서 추상적 개념으로 변환하고 기존 지식과 연결하면서 더 깊은 이해를 만들어가는 순환적 과정이라는 거다. 인간의 학습을 기계의 학습과 비교해서 설명하기도 한다. 특히 인간의 뇌가 지닌 독특한 특성들 - 추상적 개념을 형성하는 능력, 적은 데이터로도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능력,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 등을 설명한다. 기계에게 모방시키기 어려운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는 것이다.근데 원제목의 부제가 흥미롭다. (How We .. 2025. 2. 6.
이과형 두뇌 활용법 요약 | 수포자에서 공학계열 교수가 되기까지 저자도 수포자에서 시작했다수학 공부가 적성에 안 맞다고 느껴 본 사람은 꽤나 많을 것이다. 한국 고등학생 중 수학에서 기초학력 미달 점수(100점 만점에 20점 기준)가 나온 학생은 16%라고 한다. 스스로가 수포자를 자처하는 학생은 그보다 높은 비율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학업 성취도가 OECD 중에서도 높은 편이라는 걸 감안하면 미국(저자가 미국인임)은 더 심할 테다. 저자 바버라 오클리는 어릴 때 수학과 과학을 가장 못하는, 낙제점을 받는 아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오클랜드 대학교의 공학부 교수가 되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 저자는 이를 신경과학과 인지심리학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뇌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춘 학습법을 개발하면서, 수학 혐오자에서 수학 애호가로 극적인 변.. 2025. 2. 5.
Not the End of the World | 데이터로 보는 기후 문제 기후 위기를 희망적인 각도로 바라보는 법저자 한나 리치는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원이자 기후 변화, 에너지, 식량과 농업, 생물다양성 등 지속가능성 관련 주제를 연구해온 데이터 과학자다. 저자는 기후 문제를 바라보는 기존의 비관적인 담론에서 벗어나, '긴급하되 낙관적인' 태도를 제안한다. 이는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하고 실천 가능한 해법이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 낙관이다. 저자는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한다. 단, 감정적이거나 이념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구체적 수치로 문제를 파악하자는 것이다. 기술적, 정책적 해결책이 이미 존재하고 있으므로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다만 시간이 여유롭지 않을 뿐이다. 과거 산성비 문제나 오존층 복구와 같은 사례를 들어 국제적.. 2025. 2. 4.
5리터의 피 리뷰 | 피의 과거와 미래 우리 몸을 흐르는 붉은 강물, 피5리터의 피. 원제목은 9파인트. (9파인트가 약 5리터)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피가 약 3.5리터~6리터라고 한다. 그중 60~70kg의 성인 남성 기준으로 5L라는 제목이 나온 듯하다. 피는 생명 유지의 핵심이자 가장 취약한 요소이기도 하다. 5리터 중 1리터, 즉 전체 혈액량의 1/5만 잃어도 대부분의 사람은 정신을 잃게 되며, 1.5리터 이상을 잃으면 생명이 위독해진다. 이국종 교수는 1.5리터 페트병에 물을 담아 거꾸로 쏟으며 "중증 외상환자 발생 시 지금 이 물이 다 쏟아지는 시간 내에 조치하지 못하면 사망하게 된다"고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이 책은 영국의 저널리스트 로즈 조지가 쓴 책이다. 총 9개의 장으로 구성돼 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준다. 저자는 피.. 2025. 2. 3.